6월 5일 월요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
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. 이 비
유는 바로 앞 단락에서(지난 토요일 복음 참조) 예수의 권한에 이의를 제기
한 유다 지도자들에게 당신께서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하시는지를 암
시적으로 드러내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. 다시 말하여, 예수님께서는
당신의 정체를 계시하시면서도 그들이 문제 삼은 권한을 실제로 지니고 있다
는 사실을 입증하고자 하십니다.
포도밭을 일군 주인은 그 밭을 소작인들에게 맡기고 멀리 떠납니다. 여
기서 포도밭은 이스라엘을, 포도밭 주인은 하느님을, 그리고 포도밭의 관리
를 맡은 소작인들은 종교 지도자들을 가리킵니다. 주인은 자기 포도밭의 소
출을 받아 오라고 종들을 보내는데, 이들은 이스라엘 역사 안에서 하느님에
게서 끊임없이 파견된 예언자들을 가리킵니다. 이 종들은 소출을 받기는 커
녕, 오히려 매질이나 모욕을 당하기도 하고, 머리에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.
심지어 어떤 종들은 죽임을 당하기까지 합니다. 이는 이스라엘에 파견된 많
은 예언자가 겪어야 하였던 수난의 역사를 떠오르게 합니다.
“이제 주인에게는 오직 하나, 사랑하는 아들만 남았다. 그는 마지막으로
‘내 아들이야 존중하여 주겠지.’하며 그들에게 아들을 보냈다.” 이 구절은
예수님께서 당신 이전에 파견된 예언자들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존재이심
을 드러냅니다. 주인 이 파견하는 마지막 인물은 ‘종’이아니라 ‘아들’로 표현
됩니다. 그것도 ‘오직 하나, 사랑하는 아들’입니다. 어느 누구도 가져 본 적이
없는 하나뿐이고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계신 분, 하느님과 유일하고도 가
장 친밀한 관계를 맺으시는 분, 바로 ‘하느님의 아들’이신 예수님이십니다.
오늘 복음을 들으며 예수님께서 어떤 분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셨는지를
더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. 하느님께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시는 아드님을 우
리에게 보내 주셨다면, 우리 또한 그토록 귀하신 분을 온 마음으로 기쁘게
맞이하고 정성껏 모시며 사랑하여야 합니다. 우리는 ‘내 아들이야 존중하여
주겠지.’하는 하느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소작인들이 됩시다. ⊕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